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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이지 한때나마 사랑해줘서 고맙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절망도.



2010/09/02 10:41 2010/09/02 10:41
day and life 2010/09/02 10:41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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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진실이라 칭하는 것은 모두 불가항력적인 거짓말에 다름 아니다.

사람에게는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2010/08/30 14:03 2010/08/30 14:03
day and life 2010/08/30 14:03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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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글을 너무 못 쓴다. 쓴 글을 볼 때마다 회한에 젖게 된다.
특히 문장의 연결이 이상하다. 남에게 팔 만한 수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 음악을 시작했던 동기의 대부분이 사라졌다. 새로 생긴 게 없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지만...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 것들의 대부분이 무의미했다.
그건 내가 노래를 만들게 했던 상황의 대부분이 풍화되었기 때문일 거다.
남은 건 자신 뿐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자신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다.
살아 있다는 것 말고는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나는 대부분의 링크를 잃고 있다.

- 확실한 문자중독. 가능한 시간에 뭐든 읽는다.
요즘에는 라이트노벨을 계속해서 읽었는데, 그게 특별히 좋아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냥 뭔가 읽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기에 가장 좋았던 것이다.
하루에 무조건 한 권씩. 집에 책만 쌓여 간다.

- 아직도 완전히 그만두지 못한 FM. 곧 그만둘 것 같긴 하지만..

- 해외 축구에 대해 이상할 정도로 증폭된 관심. 특히 아스날과 맨유?

- 하루 1시간의 헬스를 반복. 점심시간에 하기 때문에 오히려 먹는 건 부실해짐. 이제 나도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처럼 "매일 공들여 근육 하나하나 어루만지듯 헬스를 하고 정기적으로 자위를 하며 도서관에서 문학서를 읽고, 잠자리에서는 여자들이 '모양 좋은 성기'를 가졌다고 칭찬하는 남자"에 한 걸음 다가간 걸까?

- 머가 됐든 녹음을 이제 빨리 끝내야한다.

-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지만 용도를 찾기가 힘들다.

2010/07/27 12:20 2010/07/27 12:20
day and life 2010/07/27 12:20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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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취미,스윙] 스윙댄스, 나는 초보 린디하퍼.(Swingdance - Lindy Hopper)

    :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2010/07/29 23:09 Delete

    어느덧 스웡프렌즈(swingfriends.cyworld.com)에 들어와서 스윙을 배운지 9개월이 지났다. 지터벅(Jitterbug) 을 거쳐.. 린디(Lindyhop) 초급 수업을 듣고.. 이번에 린디 초중급 수업까지 들었다. 이제. 중급


꿈을 꾼다는 것은 뭔가에 편승하기 위해서 눈을 반짝이는 행위를 말하며
어디까지나 눈을 반짝이기만 하는 것에 그 본질이 있다.
정말로 추구해서는 안 된다.
정말로 추구하기 시작하면 그건 비릿한 현실이 되어 꿈이 자리잡을 여지가 사라지고 만다.

꿈이란 '행동하지 않는 사람'의 권리인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무엇인가를 원하지만(혹은 원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절대 그걸 추구하지는 않는 유아적인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다.
이는 자신의 가능성을 어느 하나도 부정하지 않는 상태이고, 누구에게나 존중받길 원하는 상태이기도 하다.

요컨데 '즐거운 좀비' 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카페에 가면, 서점에 가면, 음악을 들으면,
그런 상태를 재생산하기 위한 수많은 이미지들을 볼 수 있다.
그것은 사회가 원하고, 사회의 구성원이 원하여 서로 합의에 이른 '좋은 인간에 대한 이미지'다.

이 사회의 인간이란
그물에 잡히려고 매번 되풀이 연안으로 올라오는 연어들과 같아서
모두 자신들의 산란기 쾌락을 위한 거라고 중얼거리며 그물에 잡히기 위해 돌아오고야 만다.
그 여정은 그 셀카로 찍혀 어딘가의 트위터에 오른다.




2010/06/21 17:51 2010/06/21 17:51
day and life 2010/06/21 17:51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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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M

죄송합니다. 최근에 몇 주 동안 FM에 빠졌어요. 게임 구해준 곰사장이 "소속 뮤지션이 FM하는 건 좀..."이라고 하긴 했어도 그 때는 콧웃음쳤죠. 난 왠만하면 중독되지 않는 체질이라고 우기면서 ... 빠져드는데 3시간도 안 걸리더군요. 이건 완전 날 위한 게임이었어요. 회사에서도 점심 시간에 혼자서 FM만 했어요. 덕분에 하던 것도 많이 지체되고..

최근에 최근 저장 파일이 날아갔어요. 게임 내 시간으로 치면 2개월이 날아가더군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2011년 12월까지 한 참이었는데.. 비싸게 사온 비야는 무릎 부상으로 2개월 끊어주고 루니는 부진하고, 속이 타서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있었는데.. 우리의 소중한 그 시간이 날아갔어요. 할 수 없어요. 상실감에 위장이 아프지만 전화위복으로 삼고 다시 사회 생활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녹음도 조금 더 타이트하게. (지금까지 놀았다는 건 아니지만요)

* 책

죄송합니다. 책 하나 썼어요. 아마 이번주 주말쯤에 서점에 깔릴 것 같은데. 오래 걸렸어요. 처음에는 한 4, 5개월 만에 끝내려고 했는데 한 9개월 걸린 것 같아요. 편집자 속 좀 주걱으로 긁었어요. 글 다 쓴 다음에 편집에도 시간이 들고 기타 등등. 후반 수정작업도 좀 있었고. 내용상 클리어할 과제가 많은 책이어서 꽤 이런저런 노력도 해야 했고 아주 깔끔하게 써낸 것 같진 않지만.. 꽤 읽을 만 하다고 생각해요. (음.. 아니 그보단 더 가치가 있을지도)

이거 때문에 이용한 카페의 요금을 생각하면 ... 아마 인세와 육박할 정도는 될 것 같네요. 그러니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 똔똔인지도.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출판사 미팅 때 편집자가 저자인 저에게 먹인 타코라이스 비용만 생각해도 출판사의 이윤은 가볍게 까먹고 들어가는 게 아닐까 싶고. 좀 팔리면 좋을 텐데? 홍대 수카라의 타코라이스는 거의 공식 식량이었음.

흠.. 무슨 책이냐면. 비밀이예요. 주말쯤에 서점에서 깜악귀라고 쳐보면 나올지도.
약간 부끄러워요.

* 헬스

헬스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근육량이 너무 부족하다는 건 나도 알고 있지만 그냥 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몸 상태가 나날이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몸 여기저기에 일단 근육 장갑을 둘둘 감아야 할 것 같아요. 글구 머 생각해보니 몸을 만들어보는 것도 기분이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일단 안 해본 짓이니만큼 호감이 있어요. 솔직히 나쁠 건 없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의 편견에 의하자면 헬스장은 일종의 소세지 공장처럼 느껴지고 (사람들이 몸에 쏘세지를 감고 쏘세지를 키우고 그 쏘세지를 먹인다!) 나도 일종의 소세지 통조림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순수하게 편견 맞으니까 스스로도 웃지만요. 하여튼 몸 운동하는 걸 마구 비웃던 인간이 헬스를 하다니까 좀 죄송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무서워서 혼자서는 등록하러 못 가겠어요. 처음 온 인간은 일단 믹서에 넣고 마구 갈아버리는 거 아닐까..?

* 운전 면허와 밴드 앨범

죄송합니다. 전 아직까지 운전 면허증이 없어요. 무능한 인간이라는 증명 같아요. 따긴 해야 할 텐데...웃음 뿐. 밴드 앨범도  빠르게는 진행되고 있지 않으니 좀 미안하네. 그래도 멈춰 있는 건 아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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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그 외에도 죄송한 일들 투성이..



2010/05/31 14:19 2010/05/31 14:19
day and life 2010/05/31 14:19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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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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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at!


2010/05/31 13:44 2010/05/31 13:44
day and life 2010/05/31 13:44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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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싫다.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

난 괴팍한 게 맞는 것 같다.


2010/04/23 11:57 2010/04/23 11:57
day and life 2010/04/23 11:57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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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사람이 싫다.
FM만 한다.
혹시나 하고 새로 산 넷북에 설치해보는 게 아니었다;
음악 하나 안 나오는 게임이 사람을 이렇게 몰두하게 하다니,

덕분에 지하철에서도 할 기세다...
2010/04/21 17:20 2010/04/21 17:20
day and life 2010/04/21 17:20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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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찍어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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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책장은 사진으로 보니 더욱 인상적이다;
2010/03/03 15:10 2010/03/03 15:10
day and life 2010/03/03 15:10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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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더 나를 걱정하는 사람은 나의 적이다.

적들과 싸우면서 한 해를 맞이한다.




2010/01/10 01:00 2010/01/10 01:00
day and life 2010/01/10 01:00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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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facebook)의 게임들이 꽤 화제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전혀 손대지 않다가
최근에 손을 대버렸는데...  맙소사. 잘못이었다. 손을 못 떼고 있다.

'팜빌'과 '카페 월드'는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SNS) 안에서 농장을 경영하거나
카페를 운영하는 등의 다마고치형 게임이다. 즉, 항상 붙어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씨앗을 뿌려놓고 6시간후에 수확..이런 개념.

SNS 내의 게임이라는 걸 십분 활용해서 다른 '이웃(싸이월드에서는 '일촌'에 해당하는 개념)'과
게임 플레이를 공유하는 기능이 있다. 농장에 가서 비료를 뿌려준다거나...
내 농장의 닭이 낳은 달걀을 선물한다거나..

아침에 컴퓨터를 켜면 이웃 농장주들이 보내준 선물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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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생각지도 못한 비술이 개발되고 있는 팜빌. 최고 대박 게임.
간단하면서도 무시무시한 기획력.
싸이월드 미니홈을 게임화할 때 이런 걸로 갔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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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월드. 말이 카페지 사실 식당 경영에 가깝다.
아는 누나가 의자와 테이블을 전부 다른 제각기 갖춰 놓고서 "난 홍대카페 스타일이야"
라고 했을 때는 좀 웃겼다.

물론 이 둘 말고는 수많은 게임들이 있다. 조금 시들했던 주변 지인들의 페이스북 활용에
광풍을 몰고 오고 있다. 그래프나 엑셀까지 만들어가면서 분석해가면서 하는 사람도..

개발에 수백억이 들은 모 MMORPG 게임을 시작하다가 용량도 얼마 안 되는 플래쉬 게임에
빠져버린 걸 보면 역시 게임의 재미란 오묘한 것.

2009/12/18 23:16 2009/12/18 23:16
day and life 2009/12/18 23:16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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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인디밴드'라는 종족을 대할 때는 그것이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는 존재 - 라고는 생각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이 종족이 뭔가 현실적으로 '억지를 쓰기 때문에' 비로소 현실에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납득하는 것 같다. 왜냐면 자신은 그렇게 살 수 없기 때문에. -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은 어딘가 비정상이길 바라는 듯 하다고 할까. '나는 정상이고 저쪽은 비정상'임을 증명받고 싶어한다고 할까.

그런데 과연 인디 밴드는 어느 부분에서 억지를 쓰는 걸까?  이 부분의 상상력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몇 가지 스테레오타입을 따르고 있는 듯 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발버둥치고 있을 것이다"(경제 논리)라거나, "인성이 괴팍할 것이다"(성격 논리)" 타고난 재능이 있을 것이다"(선천성 논리) "쇼맨쉽이 강할 것이다"(괴인 논리) "극단적으로 낯을 가릴 것이다"(신경성 논리) "성적으로 아주 금욕적이거나 반대로 난봉적일 것이다" (리비도) 등등이 있다.  ... 하여튼 뭔가 일탈한 존재일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다.

어딘가, 어딘가는 그런 부분이 있을 거라고. 심지어 젓가락을 드는 포즈까지 일일이 관찰하면서 검찰 세무조사 하듯이 기여코 찾아내고야 만다. 그리고 말한다. "역시..."

2009/12/10 23:11 2009/12/10 23:11
day and life 2009/12/10 23:11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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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사태와 관련, "우리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 고통받고 있는데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보장받고도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李대통령 "일자리 보장받고도 파업 이해안돼"(연합뉴스)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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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인가? 아니 머 국민감정을 파업노조 쪽에 불리하게 몰아가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저런 논리가 진심은 아니겠지.
아니, 노조가 옳다든가 그르다든가 하는 이야기 이전에, 저런 논리를 전개하는 건 유치한 짓이잖아?
주변 사람이 아래와 같은 논리를 전개한다고 생각해봐.

"전세계에 굶어죽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는데 상한 밥을 못 먹겠다고 화내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결혼 못 해서 굶주린 사람이 얼마든지 있는데, 남편이 나쁘게 군다고 우는 여자를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건 논리가 아니지. 걍 일방적인 감정의 토로지.
일자리를 못 가진 사람의 문제는 너가 잘 해결봐야 하고, 노조의 문제는 또 그거대로 따로인 거지.
왜 따로인 문제를 감정대로 묶어놓고 비교해버려?

결혼 못 하는 사람의 문제와 결혼 생활이 안 좋은 부부의 문제와는 별개인 것과 같은 거야.

난 중립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나라당 반대 세력도 아닌 어정쩡한 사람이지만,
이 사람은 분명 레전드로 남을 거야.

2009/12/02 19:06 2009/12/02 19:06
day and life 2009/12/02 19:06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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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올바름이건, 특정한 일그러짐을 통해서만 행사된다.

2009/12/02 18:06 2009/12/02 18:06
day and life 2009/12/02 18:06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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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a Show #07.1 눈뜨고코베인 - 네종종전화할께요 from La Via Show on Vimeo.

찍은지 좀 된 영상.
최근에 비메오에서 플레이가 많이 된다길래 가서 보니
정말 덧글이 많이 달려 있었다.
영상의 힘이려니.

2009/11/25 01:32 2009/11/25 01:32
day and life 2009/11/25 01:32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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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금의 루저 파문을 몇 년 전에 예고하고 있던 선지자적 뮤지션 벡(Beck).
그는 알고 있었다. 키가 작은 자신이 루저(Loser)라는 것을.

I'm Loser baby, so why don't you kill me.


p.s

머.. TV에서 그런 말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우리나라에서는 남성의 등급에 대해 함부로 말하면 큰일나는 부분이 있다. (남자들이 못견뎌한다)

2009/11/18 13:41 2009/11/18 13:41
day and life 2009/11/18 13:41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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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세계에는 절망도 없고 희망도 없다고, 그렇게 알기 쉽고 편리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나의 신념이라면 신념이다. 그래서 인터뷰 같은 것을 할 때 "이 노래의 뜻을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라는 등의 질문을 받으면 굉장히 답답해진다.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다면 노래 같은 건 왜 만들며 글 같은 거 왜 쓰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자기가 만든 것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을 별로 꺼려하지 않더라. 나는 노래를 만들 때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도록 최대한 간단하고 알기 쉬운 형태로 만들려고 의도하는데, 사람들은 더 알쏭달쏭해한다.

더 나쁜 것은 대부분...."웃긴다" "지나치게 허무하다"라는 평가를 동시에 듣게 된다는 것인데, 난 왜 이런 반응이 오는지 정녕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거 같다. 내 관점에서 보자면 원래 세계는 희극과 비극을 편리하게 나눠서 제시해주는 엄마 같은 존재가 아니다. 생선 가시는 빼고 먹기 좋은 부분만 발라주는 그런 보이지 않는 손이 당신의 인생에 작용하고 있을 리가 없다. 당연히 내 노래에도 그건 필요없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당신에게 편리한 그 무엇인가의 대상이 아니다. - 이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런데,

오늘 서점에 가보고 대오각성.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저자 사인회' 비슷한 행사로 서점에 가서 매대를 보니 느낌이 또 달랐다. 서점 매대에 가면 대부분의 책들이 너무도 손쉽게 희망을 말하고, 또 그런 책들이 대부분 잘 팔리고 있다. 희망이 손쉽다는 건 세상의 진실은 아니다. 그건 눈과 귀가 달려있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TV와 라디오 등을 끄고 눈을 감은 후 세상의 소리를 30분만 조용히 들어본다면, 공기 중의 에테르가 당신에게 그런 건 없다고 소리치기 시작할 것이다. 특별히 똑똑한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진실은 아니다. 하지만 서점을 훑어본 결과는, 별다른 논증을 생략하고 "희망은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는 책들이 잘 팔린다는 것이다. 좌우간 생선 가시를 너무 발라댄다. 그리고 밥 숫가락에 양념된 희망을 조금 얹어주면 사람들은 조금 먹고 음미하고 돈을 낸다.

진실이 고통스럽다는 전제 하에, 책이 진실을 말해준다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시절은 오래 전에 한물이 갔다. 너도 알고 나도 안다. 지금, 책은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싶어하는 것을 말해줘야' 한다. 사람들은 그걸 당연하게 여기고 알면서 책을 산다. '상술이 사람들을 속여서', '진짜 세상이 어떤 지를 몰라서' 속아서 사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 책을 구매한다는 행위는 일종의 '인증샷'을 찍는 행위가 되었다. 그 사람의 인생을 장식하는 인증샷에 어떤 식으로든 괴로운 장면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 싸이월드의 미니홈에 가면, 어느 페이지에도, 그 사람의 괴로운 모습을 찍은 셀카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약간의 희망과 감성을 얻는다는 것은 포장된 참치 통조림을 사는 것과 똑같은 행위가 되었다.

세계의 진실과, 누군가가 인생의 테두리에 장식하고 싶어하는 자기 이미지 간의 간극. 어떨까. 90년대 말 같으면 이런 간극은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거짓'이라면서 비판의 대상이 되었겠지만. 지금에 와서는 딱히 비판할 일도 아니고 칭찬할 일도 아닐 것이다. 세계의 작동방식이 변했을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서 너무 영리하지 않고 적당히 속을 준비를 할 정도로 영리하다.

하지만 이거 하난 확실한 것 같다.

책이라는 매체는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 권리를 거의 상실했다는 것이다. 이 시대에는 어디에도 그런 매체가 없다.
2009/11/08 15:10 2009/11/08 15:10
day and life 2009/11/08 15:10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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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군 훈련 받다 보면 평소에 안 하는 짓도 하기 마련이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결국 몇 명을 선별, 다음의 문자를 보냈다.

-------------------------------------
살려줘요 납치가 되었어요 절 구하고 싶음 오만원을 다음의 계좌로
신한 359-XX-xXXX (예금주 김남훈)
-------------------------------------

답문자들이 나름 재밌어서 올려본다.

* M녀
->[하루만 버텨요 내일 네배의 돈을 부쳐줄게요]
(다음날 그녀가 다니는 회사로부터 받을 돈 20만원이 있었음)

* H녀
->[보냈다]
<-[...진짜?]
->[니가 진짜면~]

* Y녀
->[납치자와 직접 통화해보고 흥정하겠다]

* C군
(직접 전화옴) "무슨 소리야?"
(소근대는 목소리) "지금 예비군 훈련중이예요"
"아 그래?" (바로 끊어버림)

* J녀
->[난 일에 납치됐엉]

* S녀
-> [ㅋㅋ 일주일 있다 보내줄께. 버티고 있어~~]

* K녀
-> [회의중]

그리고 S군.

* S군
->[지금 돈이 부족해서 이체가 안 되요. 아래 계좌로 1만원 부치면 합쳐서 보낼게요. 신한 188-06-58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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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8 02:11 2009/10/08 02:11
day and life 2009/10/08 02:11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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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B씨에게는 반박하는 순간 낚인 것이다.
저 패턴을 얼마나 많이 봤던가?

논리가 옳고 그른가의 문제가 아니라 B군과 논박을 주고 받는다는 그 자체가 상대 이득만 챙겨주는 것.

B군에게는 상대가 유명인사이기만 하면 어쨌거나 좋은 것이다.

2009/08/17 02:40 2009/08/17 02:40
day and life 2009/08/17 02:40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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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서 깨어났지만
지금의 나는 좀비와 같다.

누군가가 퇴치해줘야 한다.


2009/08/08 18:04 2009/08/08 18:04
day and life 2009/08/08 18:04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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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는 냉정하지 않다. 그렇다고 타인들이 나에 대해 상상하는 만큼 열정적인 것도 아니다.

아마 그 중간쯤인 것도 아니고 전혀 다른 그리드 어딘가에 나의 실제 좌표가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차원에 세 다리쯤을 걸치고 있기 때문에 위치를 특정할 수 없을 뿐이지 그렇다고 '복잡'한 것은 아니다.

설명하기 복잡하다고 해서 실제로도 복잡한 것은 아니다.

내가 떠올리기 어렵다고 해서 대단한 상상력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

내 손에 닿지 않는다고 해서 더 매력적인 사람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세계는 단순하고 사물도 그냥 존재할 뿐이며 단지 우리의 인지가 쳇바퀴를 벗어나지 못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는 미지로 가득 차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뻔하고 당연한 요소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우리의 인지가 자신을 속이는 회전을 그침 없이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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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7 03:37 2009/08/07 03:37
day and life 2009/08/07 03:37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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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딴 이야기지만,

노무현은 재임 중에 실망을 많이 시켰다.

하지만 그가 죽은 후에 돌아보니, 이명박은 모든 면에서 기대이상이지 뭔가.
 

2009/05/26 06:14 2009/05/26 06:14
day and life 2009/05/26 06:14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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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서 나갈 수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다만 위에 쌓인 흙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귀찮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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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and life 2009/05/10 18:50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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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

깨어나니 동행인은 이미 주변을 한바퀴 돌고온 뒤였는데, 눈을 부비고 있는 내게 꺼낸 첫마디는 이랬다.

“옮기자.”

이미 결정사항이었다. 코 창에 있을 수 있는 앞으로의 이틀 동안 제대로 된 해변은 한번 보고 바닷물에 발목까지는 담그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코 창에서 가장 큰 해변으로, ‘화이트 샌드 비치’로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루만에 첫 숙소를 체크아웃하게 된 셈이다.

어떤 숙소가 어디에 있는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숙소 앞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 뒤 웹서핑에 들어갔다. 그래서 찾게 된 숙소는 ‘아리나 리조트(Alina Resort)’. 지금까지 우리가 묵은 숙소 중에서는 가장 비싼 축이다. 숙소가 깔끔해 보이고 ‘바로 15m만 나가면 해변이 있다’라는 설명이 우리를 잡아끌었다.

썽태우를 타고 30분을 달려 화이트 샌드 비치에 당도했다. 도착하자 드디어, “방 있어요. 싸요” “좋은 방 있어요” 등등 호객행위를 하는 현지인들이 보였다. 작긴 하지만 관광지에 온 기분이 들어 오히려 안심이 되더라고 할까. 현금 출납기나 편의점 등의 편의시설도 꽤 보인다.

아리나 리조트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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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묵을까?”
“일단 해변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지.”

그래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지. 약속의 땅은 있었다. 맞은편 도로를 건너 15m, 건물과 건물 사이를 지나자 백사장이 펼쳐졌던 것이다. 그래봐야 한국의 작은 해수욕장 정도의 크기다. 주로 백인들이 놀고 있는데, 그래도 ‘시끄러울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간간히 사람이 있는 정도랄까? 바로 우리가 원하는 사이즈의 해변이며 우리가 바랬던 정도 숫자의 인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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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발에 백사장의 모래를 묻혀본 나. 드디어 발목까지 바닷에 담가본 동행인. 사실 나는 해변이라든가 바다라든가, 수영이라거나 하는 것에 하등의 관심이 없는 편이다. 자연에 대한 경이감이 턱없이 부족한 인간이라고 하겠다. 다만 이국의 섬에 왔으니 발을 그 모래에 담가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이제 그 목적을 드디어 달성하니 마음은 이국의 섬 위에 두둥실 떠올랐다.

해변을 보장받은 동행인과 나는 아리나 리조트에 가격 협상을 위해 들어갔다. 굳이 에어컨 있는 방은 필요 없으니 그냥 선풍기가 있는, 보다 싼 방을 원했는데, 남은 방이 에어컨 설치된 방 밖에 없다고 한다. 망설이는 우리.

“일단 방을 보고 결정하시겠습니까?”

방으로 안내를 받는데… 아니, 건물 뒤에 수영장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아아, 동행인과 나의 눈이 버럭 떠졌다. 나도 평생에 한 번은 수영장 있는 숙소에서 묵어 보고 싶다. 얼굴을 보니 동행인도 상당히 ‘내켜’하는 눈치다. 결국 가격협상에 나선 우리들. 성수기가 아니니 어느 정도 협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1500바트로 책정된 방을 1300바트로 묵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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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방에 짐을 푼 우리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첨벙첨벙 첨벙첨벙, 우파우파. 한 30분 정도.

오후 3시

피곤하다는 동행인은 잠시 방에서 쉬기로 하고, 나는 스쿠터를 빌리기로 했다. 길가에 200바트면 하루를 빌릴 수 있다는 스쿠터가 유혹적이었기 때문이다. 코 창에서는 썽태우가 주요한 대중교통수단이기 때문에 (말했듯이, 버스가 없다) 스스로 이동하려면 스쿠터가 필수다. 동행인과 나 둘 다 운전면허가 없는 고로 론리비치에서부터 자가 교통수단이 없다는 것이 가장 서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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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체험은 여행기의 특권이라고, 이런 곳이 아니면 언제 스쿠터를 몰아보겠는가. 차도 거의 없으니 안전하고. 2차선이지만 도로도 죽죽 뻗고 있고. 여행안내책자에 의하면 따로 운전면허가 필요하진 않다고 했는데, 정말 그랬다. 여권을 맡기고 가격을 지불하면 그만이었다. 풍채 좋고 사람 좋고 유머 있는 태국 아주머니가(어딜 가나 존재하는 이 계열의 아줌마 캐릭터) “전에 몰아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을 뿐이다. 물론 '예스'라고 말했지.

그런데...

나 : “그런데 이거 시동은 어떻게 켜나? 한국 거랑은 좀 구조가 다르군.”

(아줌마,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시동켜는 법을 알려준다)

나 : ‘으음… 앞으로 출발하려면 오른쪽 핸들을 당기나?’

(스쿠터, 휘청거리면서 급출발, 브레이크를 당겨 겨우 멈췄지만 쓰러질 뻔하다. 태연한 얼굴을 가장했지만 이미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아줌마 : “당신, 정말 이거 전에 몰아본 적 있는 거 맞나?”

나 : (뻔뻔한 얼굴) “진짜다. 단지 한국 거랑 좀 달라서…”

아줌마 : (미심쩍다는 듯) “그럼 다시 가봐라”

나 : “좋다”

(다시 핸들을 조심스레 당겨 앞으로 전진한다. 스쿠터 끼긱끼긱하면서 불안하게 전진한다)

주변 상가의 사람들이 전부 나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흔들리는 발진과 불안한 U턴, 제동 때문이었을까. 아니, 중간에 시동을 몇 번 꺼트렸던 것 때문인가…. 맞은편에서 오는 스쿠터랑 충돌할 뻔했던 것 때문일까.  

하지만 그것도 전부 30분 전의 일!

지금의 나는 베스트 드라이버!

내가 가는 길마다 질주!

속도는 나의 힘!

속도계는 공포인 듯 몸을 떨며 시속 30km를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이 몸은 아직 여유!

으하하하! 이것이 바로 속도라는 것이구나. 이런 강력한 마력을 지배하에 둘 수 있다니! 사람들이 속도광이 되는 이유를 알겠어!

차도 적도 사람도 적은 코 창의 여유만만한 도로를,

약 500M 정도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나의 세계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밤에는 동행인을 태우고 근처 식당까지 갈 수 있었다. 비록 200M 거리였지만.

그랬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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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식사로는 근처 식당에서 해물 바비큐를 먹었다.

구운 드래곤 새우는 맛있었다.

2009/05/06 15:59 2009/05/06 15:59
day and life 2009/05/06 15:59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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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보다 더 진실성이라는 것에 얽메이는 인간이었다.

진실되지 못한 것은 잘 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평범한 수준의, 진실되지 못하고 비틀린 인간이어서

그게 나를 매일 깍아먹고 무력하게 한다.

2009/04/04 05:58 2009/04/04 05:58
day and life 2009/04/04 05:58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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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고속 버스를 타고 6시간을 달려 랭옵 선창장에 도착. 그곳에서 보이는 바닷물은 의외로 그리 맑거나 아름답지 않았다. "역시 피피섬에 갔어야 했나" "비행기값이 없었잖아"

하지만 속단은 금물. 페리를 타고 육지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바다의 색이 달라지는 것이 눈으로 확인된다. 에메랄드 빛까진 아니지만 맑고 청푸른 바다빛으로 동행인과 나의 가슴 이 빛깔에 물들어 요동하기 시작한다. 오오 드디어 나도 ‘이국의 바다’라는 것에 도킹해보는구나.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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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코 창이다. 참고로 이곳에서 가장 큰 해변인 화이트샌드 비치는 우리가 도착한 선착장 바로 근처였지만, 우리는 아무래도 '사람 붐비는' 곳은 싫다는 생각에 인터넷에서 본 후기에서 누군가 좋은 평가를 내린 '론리 비치'로 가기로 했다. 지붕을 올려서 손님을 태울 수 있게 되어 있는 '썽태우'라는 용달차가 이곳의 주요 교통수단인데, 우리는 이썽태우를 타고 30분 정도 달려 목적한 ‘론리 비치’에 도착했다. 그리고 썽태우에서 내려 숙소를 잡고 주변을 돌아다닌 우리는 이렇게 외쳤다.

“이게 아닌데!”

백사장이 어디 있어! 백사장은! 아니 일단 바다가 보이질 않잖아! (울음) 보통 해변이라 함은 탁 트인 바다와 넓은 백사장이 눈 앞에 펼쳐지고 길가에 여기저기 숙소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냔 말야. 이건 방갈로나 리조트, 식당은 몇 개 눈에 보이는데, 해변이 보이질 않는다.

동행인의 말에 따르면 이쪽의 해변은 한국의 해변처럼 크지 않고, ‘해수욕장’이라는 개념이 없다는고 한다. 대체로 소규모의 백사장이 있고, 이런 백사장은 특정 방갈로나 리조트를 지나야 구경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자면 백사장을 따라 리조트가 일렬로 세워지고 그 리조트에서 특정 백사장을 점유하는 식이다. 뭐 이것도 인터넷에서 읽은 정보에 지나지 않았지만.

하여튼 우리는 숙소를 먼저 정했고, (카차푸라 리조트, 800바트) 이제 바다를 찾아 걷기 시작했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따로 바다에 면해 있질 않았고 그래서 우린 이때까지 바다 구경도 못했기 때문이다.

헉헉, 바다… 바다를 보고 싶어!

해변이라고 되어 있는 표지판 방향으로 걸어 겨우 몇몇 방갈로를 발견, 그 방갈로들 사이에 바다가 보이는 것을 목격했다. “저기, 바다다!” 바다를 면해 일렬로 세워져 있는 방갈로 사이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 정면으로 바다를 보았다.

바다다!

... 물론 바다가 있었다.

그리고 사람 한 명 없는, 자갈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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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이… 아니네?"

태양이 지고 있었다.

마침 하이쿠가 하나 떠오른다.

겨우 바라본 바다
자갈밭 앞에
무릎 꿇고.

좌우의 방갈로(아마도 1200바트쯤)에는 외국인들 몇몇이 방갈로 문을 열고 멍하니 바다를 보다가 우리를 힐끗 바라보았다. 이 때 우리의 시각에는 퀭한 눈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그들이 마치 섬으로 유배온 히키코모리 같아 보였다. 나는 정말 묻고 싶었다. 당신들은 왜 이런 자갈밭을 마당으로 명상을 하고 있느냐고. 고향에서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감히 역모라도 꾀했는가?

한적한 풍경이었다. 도저히 자갈밭을 가로질러 바다로 달려가 그 물에 발을 담글 분위기가 아니었다. 방갈로 주변은 침묵서원이라도 한 듯한 묵묵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분명 론리하긴 하네”
“그러게.”

우리는 말 없이 발길을 돌려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뭐든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문한 과일 주스와 국수, 볶음밥을 먹고 나니 기분도 느긋해지기 시작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백사장이 없다는 것 때문에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그리 나쁜 곳은 아니다. 아름답다면 아름답다. 한적한 것도 나쁘지 않다. 한적하다고는 해도 한국 해변 기준이지 사람이 정 없는 것도 아니다. 식당도, 술집도, 있을 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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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저녁식사를 한 식당은 바다를 향해 열린 구조였고 마침 태양이 지고 있었기 때문에 분위기도 좋았다. 촛불을 켠 채 식사를 하고 나서 테이블 옆의 해먹에 몸을 누이고 바다를 보고 있으니 실망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분명 한적한 곳이긴 하지만 한적한 곳이라는 정보는 이미 알고 왔으니까. 어쩌면 방갈로를 빌려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에 아주 좋은 곳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국의 해변, 그 모래에 발을 한번 담그고 그 바다에 발을 한번 담그고 싶다는 우리의 소망이 좌절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한달 정도 느긋하게 머물거라면 몰라도 기껏해야 2, 3일 정도 코 창에 머물 우리에게 이 좌절은 치명적인 타격이었다. 물론 분명 어딘가 가까운 곳에 백사장이 있을 것이다. 사실 썽태우를 타고 오다가도 어느 정도 사이즈가 있는 백사장을 몇개 목격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차를 타고 온 것도 아니고 오토바이를 빌리려 해도 둘 다 운전면허가 없다. 이곳에는 버스나 지하철도 없다. 보통 썽태우가 섬의 주요 운행수단으로, 도로는 섬을 순환하는 형태로 나 있어서 여행객은 지나가는 썽태우를 잡아타고 원하는 곳에서 내리는 식이다. 결국 지나가는 썽태우를 잡아타고 다른 해변으로 가는 수밖에 없는데, 썽태우가 항상 다니는 건지, 가격 협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 더구나 백사장으로 가고 싶을 때마다 썽태우를 잡아타고 이동해야 한다면 그것도 참 불편한 일이었다.

백사장이 바로 앞에 없다는 이 아픔….

방콕에서 6시간을 걸려 이 섬까지 왔건만 자갈밭을 벗삼아 놀 순 없었다. 결국 이날 밤 9시, 론리 비치 바로 아래의, 코 창의 최남단에 있는 방바오 비치에 염탐을 가기로 했다. 그래도 다른 해변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봐야 다음날 옮길 것인지 어떤지 판단을 한다는 생각이었다.

썽태우를 타고 도착한 방바오 비치는 컸다. 큰 해물 전문 식당에 즐비한 관광용품 파는 곳, 편의점도 큰 곳이 있고.론리 비치는 정말 말 그대로 작고 론리한 곳이었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인터넷 후기에도 ‘한적하고 조용하게 보내기 좋은 곳’이라는 문장이 있었던 듯도 없었던 듯도….

하지만 방바오 비치에서도 결국 백사장을 보지는 못했다. 밤이었던 데다가, 규모가 상당히 컸고, (하여튼 여기에도 백사장이 아무 데나 있지는 않다!) 썽태우도 점점 뜸하게 다니기 시작해서 숙소로 돌아가지 못할까봐 걱정되었던 탓이다. 사실 백사장을 한번 보려고 어둠에 쌓인 리조트 비슷한 건물로 다가가다가 사나운 개가 짖으면서 쫓아오는 바람에 돌아나오기까지 했다. 이쯤에서 왜 지금까지 운전면허를 따지 않았는가 하는 한탄이 나오는데… 좌우간 거의 마지막 운행인 것처럼 보이는 썽태우를 타고 겨우 론리 비치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아마 여기 어딘가에 백사장이 있겠지. 설마. 하지만 우린 찾지 못했다. 사실 해변이라고 하면 바로 눈 앞에 당연히 백사장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해수욕장 중심적 사고'를 가진 우리에게 이 사실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밤에는 ‘옴’이라는 술집에서 칵테일을 마셨는데, 이 술집은 서양인 바텐더가 활기차게 “The Bar is Open!(영업하고 있어요!)"이라는 구호를 구성지게 외치며 손님을 끌고 나름 쉐이커도 공중에 던졌다가 잡으면서 칵테일을 만드는……하여튼 활기찬(혹은 그러려고 노력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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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대체로 테크노-트랜스 풍. 가끔 라디오 헤드 같은 사이키델릭한 록음악. 론리 비치가 히피한 분위기라더니 이 술집을 보면 정말 그런 모양이다. 어디 딱 대마라도 피는 사람이 있을 법한(없었지만), 요컨대 히피풍의 서양인들이 와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곳이라고 할까.

100바트라기에 스테이크를 하나 시켰는데 맛은 그냥 그랬다. 다만 값이 싸서 만족스러웠는데, 막상 나갈 때 “가격표가 잘못 적혀 있었다. 미안”이라면서 사실은 200바트라고 하더라.

… 콱 그냥 안 낼 수도 없고.

가격이 쓰여 있지 않은 칵테일 값도 생각보다 싸진 않았다. 끝까지 일진이 안 좋은 날이었다.

밤엔 숙소 관리실에서 DVD를 빌려다가 보았는데 바로 로버트 저맥키스의 애니메이션 ‘베오울프’였다.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는 백사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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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1 06:10 2009/03/11 06:10
day and life 2009/03/11 06:10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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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7일 오후 3시 30분

왕궁에서 돌아오자마자, 숙소 앞의 식당 일레븐 갤러리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잤다. 고생을 위안하듯, 지난번의 메뉴보다 더 맛있는 것을 주문할 수 있었다. 그냥 볶음밥과 국수일 뿐이지만, 훌륭한 맛이어서 피로를 조금이나마 보상받는 듯 싶다. 특히 볶음밥에 곁들여진 야채들이..한국의 쌈밥 같다. 태국 음식을 먹을 때 항상 느끼는 거지만 재료가 정말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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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서 말하길, “아무래도 해변에 빨리 가야겠어. 더 이상 방콕에 있을 필요가 없는 것 같아.”

그렇다. 본래 우리는 태국의 해변에 방갈로를 빌어, 그냥 놀면서 잠들고 싶었던 것이다.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자고 먹고 쉬기 위해서 왔던 것인데, 어느새 이렇게 피곤한 짓들을 하고 있었다!

밤 11시

한 잠 푹 잔 후, 숙소 앞의 맛사지 샾에서 발맛사지를 받았다.(1시간에 250바트, 카오산보다 비싸다) 그리고 ‘수안룸 야시장’이라는 곳에 갔다. 관광안내책자에서 보고 궁굼해서 들려본 것인데... 자정이 넘으니 거의 파장 분위기여서 그냥 돌아나와야 했다. ‘야시장’이라기에 당연히 새벽까지 할 줄 알았는데..... 어디까지가 ‘밤’인지의 개념이 한국과는 다른 모양이다. 하여튼 택시비만 날려야 했다. (50바트x2)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대박을 건졌다고 할까. 야시장에서 돌아오는 길, 숙소가 있는 스쿰빗 쏘이11 앞의 대로변에 노점상들이 속속 오픈하는 것을 발견했다. 낮에는 옷이나 악세사리를 파는 노점들이 가득했던 곳인데 자정 즈음이 되자 ‘거리의 식당’이 차려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이 그냥 포장마차 수레에서 국물 하나 끓이고 밥이나 국수를 말아주는 식이지만 그 중 한 곳은 커다란 수레에 각종 신선한 야채와 해산물, 고기 등이 진열되듯 실려 있었다. 테이블도 5, 6개 이상 늘어놓고 있었고 일하는 사람도 5명은 되는 것 같다. 재료를 다듬는 사람, 냄비를 들고 요리를 하는 사람, 서빙을 하는 사람, 주문받은 칵테일을 만드는 사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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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본격적인 ‘스트리트 레스토랑’이었다.

지금까지의 교훈으로 보아, 태국의 거리 음식은 가격대 성능비는 물론, 절대적인 맛으로도 훌륭한 편이었다. 하지만 거리 음식보다 레스토랑의 음식이 좀 더 '갖춰 입은' 식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이 두 개의 장점만 결합한 듯한 이 거리의 레스토랑, 과연 어떨까. 동행인과 나의 가슴은 식탐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미 몇몇 테이블에서는 요리를 주문했고, 한 테이블에서는 어떤 태국인들이 숯불로 가열되고 있는 둥근 항아리 안에서 국수를 집어 먹고 있었다.

"저게 무슨 음식이지? 맛있겠는데?"
"저거 수키라는 거야! 나 저거 정말 먹고 싶었어!"

그래서 우리는 수키를 주문했다.

가열 중인 항아리 안의 국물에 야채와 고기들을 넣어서 건져 먹는 요리로, 일종의 샤브샤브라고 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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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었다! 고기로는 닭고기가 나오고 국수와 배추를 비롯한 여러 가지 야채가 나왔는데, 닭고기를 샤브샤브로 먹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아주 좋았고,

하여튼,

맛있었어.

좋았다고.

이것 말고, 바나나 잎에 싼 다진 고기를 두 개 주문했다. 해파리 등이 섞여 있는 다진 고기로, 짜고 식초에 버무려진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별로였지만 자꾸 먹다보니 묘한 중독성이.. 주문한 것을 다 합쳐서 210바트. 싸다! 메뉴도 상당히 많은 편이어서, 언젠가 다시 와보기로 했다.

새벽 2시 경에는 숙소 앞의 마트에서 미리 사놓은 맥주를 마시면서 로비에서 영화 ‘Dogma'를 보다 방으로 가서 잠들었다. 그렇게 저문 하루였다.

2월 18일

이날은 하루종일 쉬면서 어느 해변에 갈지 타진하고 교통편과 숙소를 알아보기로 했다. 결국 내일, 이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해변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기로 결정한 것이다. 태국 여행을 계획했을 때부터 일종의 반 이상은 태국의 해변에서 보내기로 했었다.
 
그런데 아직도, 어느 해변에 갈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푸켓의 피피섬을 권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피피섬에 가려면 비행기를 타야 했고, 차로 가려면 12시간의 여정을 감수해야 한다. 비행기는 너무 비싸고 왕복으로 하루가 날아가는 것도 심한 일이다. 애당초 피피섬은 단념!

그래서 동행인과 내가 후보에 둔 것은 코 창, 코 사멧, 후아힌의 지역이었는데 셋 다 방콕에서 6시간 이내 거리다. 관광 책자를 아무리 뒤져봐도 서로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결국 소거법으로 결정하게 되었는데, 코 사멧은, 국립해상공원이라 입장료가 400바트라는 단점으로 포기. (2인이면 800바트. 35000원 정도다). 후아힌은 아무래도 섬이 아니어서 포기. 왠만하면 섬에 가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남은 것이 코 창이다. 사실 이 때 동행인과 나의 공통적인 생각은, "우리가 어차피 태국의 해변이라고는 전혀 가보지 못했는데... 결국 어딜 가나 대충 만족스럽지 않겠는가."였다.

이 날 먹은 것과 행한 일은 다음과 같다.

오후 2시쯤 일어나서 오후 3시쯤. 역시 숙소 앞의 일레븐 갤러리에서 생선요리와 국수. (350바트 정도)

다시 한잠 자고.

저녁 7시쯤 거리로 나가서 거리에서 국수 한 그릇을 둘이 나눠 먹음. (50바트)

밤 9시쯤, 여행사에 버스편을 물어보니 코 창까지 여행사 알선으로 들어가는데 1인당 800바트 정도가 든다고 한다. 비록 숙소 앞까지 픽업하러 오는 데다가, 일일이 우리가 차편 배편을 알아볼 필요가 없는 것이지만 ... 너무 비싸다. 우리가 직접 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300바트에 불과한데 말이다. 카오산 근방의 한인 여행사를 알아보면 500바트 정도에 갈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제 내일 아침 당장 출발해야 하는데 이미 늦은 일이고,

결국 여행사 같은 거 통하지 않고 그냥 우리 힘으로 더듬더듬 찾아가기로 했다. 설마 다 큰 성인 두 명이 맘 먹고 섬 하나 못 들어가겠는가!

입장료 400바트 때문에 코 사멧을 포기했는데 800바트를 선뜻 낼 순 없다구!

그리하여 이번에는 코 창 어드벤처가 결정되었다. 고대의 섬 코 창으로.

밤 10시쯤,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 코 창에 대해 추가 정보를 입수. 누군가의 후기를 보고 론리 비치라는 곳으로 향하기로 했다. 좋은 숙소에 대한 후기가 있었고, 뭔가 한적한 백사장이 연상되는 이름이다. 그리고 뭔가 히피스러운 분위기라는 후문이었다. '론리 비치'라는 이름이 좀 불안하긴 하지만.. (왠지 아무도 없을 것 같다). 일단 가보지 뭐.

자정이 되었다. 동행인과 나는 어제 먹었던 그 스트리스 레스토랑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먹어주마 - 어제의 기쁨을 다시 한번! 서빙하는 아저씨가(트렌드 젠더인 듯) 우리를 알아보고 좀 특별하게 대해준다. 이날은 닭국물 국수와 볶음밥을 먹었는데, 역시 맛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시킨 오징어바비큐가 실패였다. 다른 요리에 비해 비쌌던 데다가 순전히 술안주용이었던 것이다. 새우나 게, 생선 등을 시키고 싶었는데 해물 재료가 다 떨어지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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쩝.

참 먹는 이야기 많이도 쓴다. 배고픈 사람이 있다면 미안.

2009/03/04 03:58 2009/03/04 03:58
day and life 2009/03/04 03:58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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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식 팬케익으로서 '롯띠'라고 합니다.
코창에서 찍은 것입니다.
굉장히 맛있습니다.
2009/02/26 03:44 2009/02/26 03:44
day and life 2009/02/26 03:44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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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이것은 왕궁 어드벤처(The Adventure of the Gland Palace)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인디아나 존스나 라라 크로포드는 아니지만, 그래도 고대의 왕궁에 가는 길은 그야말로 험란하기 그지 없었다.

아침 11시에 왕궁에 가는 길에 나섰다. 택시에 타고 '왕궁에 가주세요"라고 말했다. 나이든 택시기사 할아버지는 이국의 언어로 뭐라뭐라 중얼거리더니 택시를 멈추고 앞에 있는 젊은 태국인의 택시로 옮겨타라고 시늉했다.

새로운 젊은 태국인 기사 아저씨가 반갑게 웃으며 맞이해주었다. "Do you have a shirts?" 라고 챙겨 물어주기도 한다. 셔츠가 없으면 왕궁에는 못 들어가기 때문이다. "왕궁에 들어갔다 나올 동안 제가 기다려줄까요?"라고 의향을 묻기도 한다. 참 친절한 의도셨지만 물론 우리는 웃으며 거절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택시를 어느 골목에 잠시 세우고 말했다. "가는 길에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싶다.. 왜나하면 주유소 쿠폰을 다 채우기까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실제로 쿠폰을 보여주었다. 쿠폰에는 앞으로 도장 두 개를 찍을 자리가 더 남아 있었다. 그가 말했다.

"내가 기름을 채우는 동안 당신들은 좋은 샵을 관광하면 어때?"

우리는 항변했다. "싫어요. 우리는 그냥 왕궁에 갈래요" "기름 넣는 거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다른 관광은 안 할 거예요." "우리는 그냥 왕궁에 가고 싶어요.."

그러나 친절한 태국인 기사 아저씨는 "개스 스테이션.. 마이 쿠폰!'을 되풀이 되칠 뿐이었다. 우리는 더이상의 절충을 포기하고 택시에서 내렸다.

으슥한 곳까진 아니었지만 모르는 골목이었다. 새로운 택시를 잡아야 했다. 이 최초의 체험으로 인해 택시 기사에게 목적지를 밝히기가 꺼려졌다. '왕궁'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들의 눈빛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왕궁이 목적지인 관광객 = 호구 관광객'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었을까. 무리도 아닌 것이, 생각해보면 왕궁을 관광하는 외국인은 태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었다 - 라는 유추가 가능한 듯도 싶었다. (우리를 기준으로 미루어보면, 사실이었다)

결국 목적지를 '카오산 로드'라고 하기로 했다. 안내 책자의 지도상으로는, 카오산 로드에서 왕궁까지는 제법 걸어갈 만한 거리로 보였기 때문이다. 약 2km...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카오산 로드로 가달라고 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다른 택시로 갈아타라고 하지도 않았고 과도하게 친절하게 굴지도 않았다. 그러나 출발하고 30초 후, 나의 눈은 미터기가 꺼져 있는 상태인 것을 보았다.

"아저씨, 미터기 눌러주세요"

뭐라고 솰라솰라 한다.

"어쨌든 미터기 눌러주세요"

그제서야 미터기를 누르는 아저씨. 이제 안심할 수 있을가? 왠걸. 지도를 보건데 스쿰빗에서 카오산까지는 도로가 그렇게 복잡하지 않을 것 같은데... 왠지 모르게 직선도로로 가지 않고 이런저런 골목길을 경유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방콕 시내를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어련히 알아서 잘 가고 계시겠거니... 좌우간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생각보다 더 굴곡이 심한 길을 달렸으며, 요금은, 우리가 예상한 금액을 넘어 100바트가 나왔다.

결국에는 카오산에서 내렸다.

오후 12시

카오산에서 왕궁까지 지도를 보며 한길 한길 나아갔다. 가면 갈수록 미지의 거리다. 왜 도로에는 횡단보도가 없는가. 여기에서 저기까지는 어떻게 건너가야 하는가. 도로가 두 개 겹쳐 있는데,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횡단보도가 왜 없는 거지?

도로 사이에 멈추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데 한 태국인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Hey, the Gland Palace is closed!" (이봐요, 오늘 왕궁 문 닫았어요)

그리고는 좋은 보석가게로 안내해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여행안내책에의 '왕궁편'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다. "왕궁 근처에는 오늘 왕궁이 문을 닫았다고 하며 다른 보석가게로 안내해주겠다고 하는 호객꾼들이 많다. 조심할 것." 우리는 사나운 곰에게서 도망치는 마을 아이의 심정으로 그를 패해 도로를 건넜다. 역시나 계속 길을 헤메는데, 헤메는 눈치를 보이자마자 다른 태국인이 또 달려든다.

"Hey.. the Gland Palace is .."

1시간 가량을 걸어서 왕궁 앞에 도달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미 많이 지친 상태였고 얼굴은 태양에 익어 선칩처럼 되어 있었다. 여기에서도 왕궁이 문을 닫았다는 호객꾼들과 "그쪽 길이 아니다. 우리가 왕궁으로 데려다주겠다"라는 (왕궁 입구 코앞에서 그런 말을 한다) 현지인들이 득실거린다. 그야말로 수없는 방어벽을 돌파해야만 했던 것이다.
이래서 여행사를 끼고 여행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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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30분

왕궁 입구에서 팔고 있는 돼지국물 국수를  25바트씩 주고 사먹었다. 맛있었고, 드디어 뭔가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태국에서는 길거리 음식이 레스토랑 음식보다 더 만족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매연에 노출되는 도로변에서 먹는 것을 감수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배가 차자 우리는 만족했고,더는 왕궁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분명 대단한 곳일 거야. 그렇지?"
"그렇지. 입장료가 400바트잖아. 분명 대단한 곳이겠지"
"으리으리하겠지?"
"으리으리할 거야"
"어마어마 하겠지?"
"어마어마 할 거야"
"굳이 우리가 안 봐줘도 되겠지?"
"그렇지. 줄 서는 사람들이 저렇게 많은데.."

관광객 행세는 여기에서 끝이 났다. 여행사 버스에서 내려 왕궁 입구로 들어가는 한국사람들을 뒤로 하고, 우리는 왕궁 입구를 그대로 지나 호객꾼들을 뚫고 다음 골목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왓 포'라는 사원이 있다. 거대한 큰 황금 와불상이 있는 곳이다. 이곳의 입장료는 50바트였고, 예의상 여기라도 봐주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왓 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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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왓 포는 훌륭했다. 금으로 만들어진 불상과 만다라로 휩쌓인 탑들... 중국의 도교, 유교와 힌두교 등이 불교의 이념 아래 콜라쥬 된 것 같은 스타일이다. 특히 황금 불상은.. 그건 그레이트 마징가였다. 그만큼 컸다. 구경거리다.
 
"들어와보길 잘 했지?"
"응 잘 했네"
"왕궁도 들어갔더라면 분명 좋다고 느꼈겠지?"
"아마 이것보다 더 좋겠지. 훨씬 크고 화려하지 않을까"
"그렇겠지. 머리 속에서 막 그려지는 기분이야."
"그러게, 왕궁 안 가길 잘 했다야"

우리는 그런 관광객이었고 이날은 우리가 '관광객으로서' 행세한 마지막 날이었다. 용량 포화였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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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왓 포를 나와 타티엔 수상버스 선착장에 도착했다. 방콕의 짜오프라야 강을 경유하는 배를 탈 생각이었다. 교통수단으로 수상버스를 생각해낸 것은 나인데, 아침의 일로 택시 트라우마에 걸렸기 때문으로 어떻게든 택시 타는 일을 줄여보자는 의도였다. 수상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간 다음 택시를 타면 "왕궁에서 돌아오는 관광객'(=왕궁관광을 한 관광객=초짜/호구 관광객)으로 여겨질 일이 없지 않을까 하는 속셈이다. 더하여 방콕의 특이한 교통 수단 중 하나인 수상 버스도 체험해볼 수 있고, 더하여 남쪽으로 내려간 다음 택시를 타면 택시비도 좀 절약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곳의 수상버스는 노선을 알기 힘들다. 북쪽으로 가는 배인지 남쪽으로 가는 배인지.. 노선도는 그려져 있는데 방향을 나타내는 화살표는 없는 것이다. 어쩌나? 여기에서 동행인이 묘안을 생각해낸다. 일단 타보고 만약 배가 북쪽으로 올라간다면 그 선착장에서 반대 방향으로 가는 배를 타면 되지 않을까. 한 정거장 손해 쯤이야.. 그럴듯한 발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좌석에 앉았다.

이윽고 배는 강 맞은 편의 사원, '왓 아룬' 선착장으로 갔다. 그리고..... 본래의 선착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건 강 이쪽과 저쪽을 왕복하는 배였다.

어쨌거나 겨우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수상버스를 타고 탁신다리 근처까지 도착. 택시를 탔다. 적어도 아침의 택시요금보다는 적게 나오겠지. 그러나 택시는 이상하게 오래 걸렸고, 직진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구부러진 길을 갔다. 결국 목적지인 스쿰빗의 쏘이11에 도착하니, 미터기에 찍한 택시 요금은 여전히 100바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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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9 02:42 2009/02/19 02:42
day and life 2009/02/19 02:42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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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10:00

동행인과 아침을 먹으며 카오산 근방에 더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본래 며칠은 코 사멧이나 코 창 같은 해변이 있는 곳에 머물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래야 휴양을 한다는 기분이 들 터이니. 하지만 일단 이런저런 구경도 할 겸 하루 이틀 더 방콕에 머물기로 했다. 여행안내책자와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를 찾아보니, 방콕 내 스쿰빗 지역의 'suk 11'이라는 게스트하우스가 가격과 성능이 양호한 듯 했다. 솔직히 뉴조 게스트하우스보다 한 단계 더 나은 숙소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뉴조는 화장실이 따로 달린 중에서는 정말 필요최소한의 숙소였던 것이다.

'suk 11'로 전화해보니 한 시간 내로 오면 충분히 방이 있을 거라고 한다. 역시나 여기 숙소는 예약하고 뭐 그런 문화가 별로 없다. 이제 스쿰빗 지역의 '쏘이11'로 가야 한다. (태국은 거리를 '쏘이(Soi)'라는 단위로 구분한다. 몇 번 골목이라는 느낌의 단위다)

아침 11:30

에어컨에 약한 동행인이 어깨에 덮을 숄을 사다. 300바트를 250바트로 깎았다.

스쿰빗까지 '톡톡'이라는 걸 타고 가기로 결정. 방콕의 명물인 톡톡은 오토바이 형의 탈것인데 인력거 앞에 오토바이가 붙어 있는 형태로 뒤쪽에 2, 3인의 손님이 탈 수 있게 되어 있다. 아래 사진을 참조해보라. 어느날 밤에 찍은 톡톡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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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간, 마침 마주친 톡톡 기사에게 스쿰빗까지 얼마냐고 물어보니,

".. 얼마에 타고 싶은데?"

라고 반문한다.

"얼마인지 그쪽이 말해야지.."
"얼마에 타고 싶냐니까?"

실랑이가 이어지다 아저씨가 "300바트"를 부른다. 나는 좀 깍아야한다는 심정으로 "비싸다"라고 어필한 다음 "250바트"라고 말했다. 나름 용기를 낸 것이었는데, 동행인이 나를 째릿- 흘겨보더니 서둘러 "200바트!"를 부른다.

이 때 아저씨의 입가에는 회심의 미소가 어려 있는 것을 보고 아차 했지만... 한번 세가 밀리자 어쩔 수 없어 결국 230바트로 최종 낙찰.

현지 물가를 잘 모르니 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바가지를 쓴 관광객이 된 기분이었다. 적어도 우리가 방콕 초짜 관광객임은 간파당한 것이다. 그래도 좀 깍았는데 아주 많이 바가지 쓴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며 열심히 스스로를 위안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스쿰빗이 그렇게 가까운 거리도 아니었고.

톡톡은,  처음 10분 정도는 나름 재미있지만, 오픈카이기 때문에 방콕 시내의 공해를 그대로 마주해야 하는 데다 승차감도 딱히 좋진 않아서 여러번 탈 만한 차량은 아니었다. 더구나 톡톡 기사 아저씨가 "여행 티켓을 사러 안내해주면 어떻겠느냐" "쇼핑할 만한 좋은 샵이 있는데 가겠느냐.."라며 호객 행위를 그치지 않아 상당히 귀찮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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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인과 대화하길, '방콕에서는 하프(1/2)에서 쿼터(1/4) 까지는 깍을 수 있고, 정가가 정해지지 않은 물건은 애당초 깍는 걸 고려해서 가격을 부른다고 한다.', '다음부터는 꼭 제대로 깍아서 바가지를 쓰지 않도록 하자'라고 다짐했다. 그렇게 톡톡을 타고 30분 정도 걸려 스쿰빗의 쏘이11, 'Suk 11'에 도착했다.

오후 01:00 

동행인과 내가 톡톡에서 내리는 것을 목격한 한 젊은 동양인이 "How mush did you pay..?(얼마나 냈어요?)"라고 걱정스럽다는 어투로 귓속말을 해온다. 착하고 붙임성 있어 보이는 사람이었는데(게스트 하우스 주인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보니 같은 투숙객이었다) 동행인이 "230바트 내기로 했어요"라고 하자 이 사람, 한숨을 쉬며 말하길, "톡톡은 택시보다 싸요, 방콕 시내 끝에서 끝까지 가봐야 100바트 안 넘어요.."

떨리는 손으로 건네는 나의 230바트....

... 이날 하루종일 'How much did you pay..'라는 문장이 머리 속에 울려 퍼졌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지만 '쑥11'은 좋은 숙소였다. 두 명이 묵는, 화장실이 붙어 있고 에어콘이 있는 객실이 900바트였는데 이는 조식이 포함된 가격이다. 뉴조 게스트하우스의 두 배 가격이었지만 시설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 깨끗하고 깔끔한 가구에 화장실은 샤워공간이 구분되어 있고, 뜨거운 물 잘 나오고, 침대시트 깨끗하고, 침대는 적당히 푹신푹신. 눅눅한 느낌 없음. 호텔 부럽지 않다.

무엇보다 분위기가 좋다. 룸을 제외하고 말하자면, 인테리어가 목조로 되어 있고 은은한 조명을 해서 전체적으로 고요하고 편한 느낌을 준다. 군데군데 목조가 아닌 하얀 페인트 벽에는 여행객들이 남긴 낙서들이 그래피티를 이루고 있어 아늑한 휴식 공간의 느낌과 배낭여행객이 드나드는 게스트하우스다운 활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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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숙 공간은 전부 2층에 있고 1층은 카운터 겸 로비로, 1층에는 커피를 끟여 마시거나 간단히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2층에도 로비가 있는데 여기 로비에는 갖가지 DVD나 비디오 테입이 구비되어 있어서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날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를 보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호텔에 묶었더라면 물론 더 좋은 시설을 누릴 수 있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바라는 수준의 안락함은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었고, 돈이 충분치 못한 우리에게는 최고의 숙소였다. 900바트도 부담스럽긴 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억울하지 않다. 톡톡과는 달리 말이지.

오후 3:00

스쿰빗에는 아는 곳도 없고 해서 쑥11의 바로 앞에 있는'일레븐 갤러리'라는 식당에 갔다. 보아하니 '쑥11'과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식당인 듯 하다. '파인애플을 반으로 잘라 속을 파내고 커리에 절인 밥을 찐 것'과 '똚양꿍 누들'과 '닭 튀긴 것'을 먹었다. 정성을 들여 조리한 요리솜씨로 맛도 뛰어났고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요리 세 개에 550바트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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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한 잠 잤다.

밤 9:00

택시를 타고 여행책자에 나온 쏨통포차나 - 라는 해산물 가게에 갔다. (택시비 50바트) 새우요리와 중국식 국수, 카레와 계란으로 범벅된 킹크랩을 먹었다. 이곳은 방콕에서 상당히 알아주는 해산물 가게라고 하는데.

글쎄. 맛은 괜찮은 편이었지만. 850바트를 낼 가치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주문을 제대로 못해서 그런가. 쩝. 태국에서 돈을 쓸수록 돌아가서의 생활비가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자정

게스트하우스 밖으로 나가보니 옆의 라이브 재즈 밴드가 연주하고 있다. 카오산의 밴드들에 비하면 실력이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그런데 카오산이든 스쿰빗이든, 여기 애들은 한국에 비하면 라이브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 같다. 잘하건 못 하건 간에 강박 없이 라이브한다고 할까. 여기 보컬은 태연히 악보의 가사를 보면서 노래하고 있다.

하기사 이곳은 고양이나 개들도 네 다리를 일자로 주욱 뻗고 잠들어 있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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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구운 닭다리(30바트)와 과일 샐러드(20바트)를 샀다. 맛있다. 태국 노점들에 대한 인상은, 재료가 대체로 무척 신선하다는 것이다. 육류나 해산물이나 채소 모두 그렇다. 심지어 거리에서 파는 닭다리도 묵은 재료의 맛이 나지 않는다. 무지 싸다고는 못하겠지만 (30바트면 1200원은 하니까)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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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한국에서도 거리에서 닭다리 좀 팔면 좋겠다. 편의점에서만 말고. 난 항상 일일 고기량을 채우지 않으면 몸이 버티질 못한다. 편의점 닭다리는 왠지 내키질 않는다고...

내일은 왕궁에 가기로 하다. 다들 "왕궁은 가봐"라고 하니까.
그래도 최소한의 관광객 구실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2009/02/18 23:47 2009/02/18 23:47
day and life 2009/02/18 23:47 by 깜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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